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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로부두르 사원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방법

by jbparkbill 202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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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장엄한 보로부두르 사원. 하지만 어른들의 감탄사 뒤편에서 아이들은 "이게 그냥 큰 돌 아니야? 이제 그만 가자"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위대한 유산을 아이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이 글은 보로부두르 사원의 복잡한 역사와 종교적 의미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거대한 레고 성', '돌에 새겨진 만화책'과 같은 비유와 '숨은 동물 찾기' 같은 미션을 통해, 지루한 역사 공부가 아닌 신나는 탐험의 시간으로 바꾸는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이 가이드와 함께라면, 아이의 기억 속에 보로부두르는 평생 잊지 못할 신비로운 이야기 상자로 남게 될 것입니다.

A father explaining about the stupa to his child at Borobudur Temple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아이에게 스투파에 대해 설명해주는 아빠

'거대한 돌산'을 '신비한 이야기 상자'로 바꾸는 마법

새벽의 어스름을 뚫고 마주한 보로부두르 사원의 실루엣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돌 하나하나에 깃든 장인의 숨결과 숭고한 종교적 열망에 어른들은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 아이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질문이 터져 나옵니다. "우와, 진짜 크다! 근데 이거 그냥 돌로 만든 산이야? 우리 이제 호텔 수영장 가면 안 돼?" 이 순수한 질문 앞에서 많은 부모님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9세기에 번성했던 샤일렌드라 왕조의 이야기나 대승불교의 심오한 세계관을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보로부두르는 그저 거대하고, 오래되고, 어쩌면 조금은 지루한 '돌무더기'일뿐입니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바로 아이를 위한 '스토리텔러'이자 '번역가'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딱딱한 역사적 사실과 종교적 상징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불어넣어 '거대한 돌산'을 '신비로운 이야기 상자'로 바꾸는 마법을 부려야 합니다. 보로부두르를 '오래된 절'이 아닌 '하늘로 올라가는 비밀 계단'으로, 벽에 새겨진 부조를 '글자 없는 만화책'으로, 종 모양의 스투파를 '부처님이 숨어있는 보물 상자'로 설명해 주는 순간, 아이의 눈빛은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글은 바로 그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부모님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이제부터 아이와 함께 보로부 D-! 루라는 거대한 이야기 상자를 열어볼 준비를 해봅시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보로부두르 이야기 가이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보로부두르를 설명하는 4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어려운 설명 대신 재미있는 비유와 놀이를 활용해 보세요.

1. "이건 아주 아주 오래된 9층짜리 레고 성이야!"

- 전체 구조 설명하기
복잡한 불교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성'이나 '층 깨기 게임'에 비유해 보세요. 보로부두르는 크게 세 부분, 9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제일 아래층 (욕계, Kamadhatu): "여기는 우리처럼 먹고 싶고, 갖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표현한 곳이래. 그런데 이 세상은 비밀이 많아서 벽으로 가려져 있어." (실제로 가장 아래층의 부조는 대부분 가려져 있습니다.)

- 네모난 중간층 (색계, Rupadhatu): "여기는 나쁜 마음을 버리고 착한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학교' 같은 곳이야. 이 벽에 있는 그림들은 부처님이 어떤 분이었는지 알려주는 만화책이란다."

- 동그란 꼭대기층 (무색계, Arupadhatu): "모든 공부를 마치고 마침내 아무 걱정도, 욕심도 없는 천국에 도착한 거야. 그래서 아주 단순한 동그라미 모양으로 만든 거래." 이렇게 설명하면 아이들은 사원을 오르는 과정을 마치 게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처럼 느끼며 흥미를 갖게 됩니다.

2. "돌에 새겨진 옛날 만화책을 찾아볼까?"

- 부조(Relief) 이야기
사원의 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부조는 붓다의 일생과 가르침을 담은 거대한 석조 그림책입니다. 모든 내용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아이의 흥미를 끌 만한 몇 장면만 짚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왕자님이 궁전을 몰래 빠져나와 모험을 떠나는 장면을 찾아볼까?", "커다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을 찾아보자!"와 같이 구체적인 그림을 함께 찾아보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세요.

3. "종 안에 부처님이 숨어있어!"

- 스투파(Stupa)의 비밀
사원 꼭대기에 줄지어 있는 종 모양의 '스투파'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대상입니다. "이 종 모양 탑 안에는 부처님이 한 분씩 앉아 계신단다. 꼭꼭 숨어있지?" 라고 말해주며, 격자무늬 틈 사이로 부처님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보세요. "저기 손가락 보인다!", "얼굴이 보이네!"와 같이 아이의 발견에 함께 감탄해 주면 아이는 더욱 신나 합니다. (※ 현재는 스투파를 만지는 행위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금지되어 있으니, 눈으로만 보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4. 미션! 보로부두르 탐험대
아이에게 '탐험대원'이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재미있는 미션을 주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 미션 1: 사자상 앞에서 용감한 표정으로 사진 찍기!

- 미션 2: 돌에 새겨진 동물 친구들 5종류 찾아보기! (코끼리, 원숭이, 사슴, 새 등 다양한 동물이 새겨져 있습니다.)

- 미션 3: 가장 신기하게 생긴 괴물 얼굴(가르구유, Makara) 찾아내기! 이러한 작은 미션들은 아이가 수동적인 관람객이 아닌, 능동적인 탐험가로서 사원을 구석구석 살피게 만드는 훌륭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역사는 '암기'가 아닌 '경험'으로 기억될 때

보로부두르 사원 탐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아이에게 "오늘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라고 물어보세요. 아이는 아마도 "종 안에 부처님 숨어있는 거요!" 또는 "코끼리 그림 찾은 거요!" 와 같이 자신이 직접 보고, 찾고, 느꼈던 순간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아이는 샤일렌드라 왕조나 대승불교라는 어려운 단어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아주 크고 신기한 돌로 만든 성에 올라가서 재미있는 그림 찾기 놀이를 했던 즐거운 기억'이 남았다는 사실입니다. 역사는 지루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와 감각적인 체험으로 다가갈 때 비로소 살아있는 지식이 됩니다. 보로부두르에서의 경험은 아이에게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최고의 현장학습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위대한 유산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 속에서 즐거움을 함께 찾아내는 '탐험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먼저 신나서 "저기 봐! 정말 신기한 그림이 있어!"라고 외칠 때, 아이의 호기심도 함께 자라납니다. 더 이상 거대한 유적 앞에서 주눅 들지 마세요. 보로부두르는 우리 가족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가장 거대하고 멋진 놀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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